1. 서 론
2024년 해양사고 통계에 따르면, 해양사고는 총 3,255건이 발생하여 작년대비 163건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인평피해는 164명으로 작년대비 70명 증가했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충돌, 안전사고, 화재/폭발, 전복, 침몰사고를 피해가 큰 사고인 주요사고로 구분하고 있다. 2024년은 주요사고 중 충돌사고는 242건으로 전체 34.3%를 기록했다. 충돌사고는 2020년 총 277건 발생 이후 감소추세이며, 2024년 가장 적었으나 주요사고 비율은 여전히 가장크다(MOF, 2025). 감소추세이지만 충돌사고는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해양사고 주요 원인은 인적 요인이라고 알려져 있다(IMO, 1997;IMO, 2000).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심판할 때 해양사고 원인을 밝힌다. 원인은 사람의 고의 혹은 과실, 선박 선체 또는 기관의 문제, 항행보조시설에 관한 사유, 항만이나 수로상황, 화물 특성 등으로 나눈다(Act on the Investigation and Adjudication of Marine Accidents, 2023). 해양안전심판 통계에 따르면, 인적요인을 대표하는 운항과실 원인이 932건으 로 전체 1,247건의 원인 중 74.7%로 나타났다. 특히 충돌은 운항과실 원인이 602건으로 전체 충돌사고 원인 625건 중 96.3%에 달했다. 즉 충돌사고는 선체구조나 기계적요인, 환경요인보다는 선박운항자의 경계, 항법 준수, 의사결정, 조선 등이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 수 있다. 통계에 원인이 실제 발생한 사고 건수보다 많은 이유는 사고는 한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복합적인 원인으로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고는 다수 원인이 연속으로 상호작용하며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Heinrich(1959)은 사고 원인 연쇄반응을 도미노에 비유해서 설명했다. 사고관련 개인이 처해진 환경, 개인결함, 불안전행위가 차례로 이어질 때 사고가 발생하고 사고 발생으로 상해까지 이르게된다고 설명한다. 이후 Reason(1990)은 복잡한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다중 원인을 설명하면서 스위스 치즈를 예로 들었다. 이는 여러 방어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약구멍이 정렬되어 위험이 중간에 막히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통과하여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설명했다. 도미노 이론과 스위스 치즈 모델은 모두 사고를 연쇄적인 원인의 결합으로 바라본다. 그러므로 각 단계에서 불안전한 상태나 행동을 차단하면 연쇄적인 전파를 중단시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복합원인 간 연결성 분석이 필요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존 재결서 통계는 개별 원인 유무를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기에 해양사고가 어떤 원인 조합으로 발생했는지, 어떤 원인 간 연관이 있는지 구조적 분석이 미흡했다.
이에 본 연구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재결자료를 기반으로 해양 충돌사고에서 나타나는 원인 간 연결과 구조적인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최근 5년간 충돌사고 재결서의 원인을 정리했다. 원인은 공동출현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주요 원인을 식별하고 네트워크 특징을 분석했다. 또한 조건부확률을 활용하여, 함께 등장하는 주요 원인을 도출했다. 원인 간 결합구조 분석을 통해 인적원인 비율이 높은 충돌사고에서 원인 간 상호작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향후 사고 예방을 위한 전략 수립의 기초로 활용할 수 있다.
2. 선행연구 분석
충돌 해양사고는 다양한 인적·운항·환경 요인의 복합적 작용으로 발생한다. Kim et al.(2000)은 사고 원인을 자연적 조건, 선원요건, 법규준수, 선박관리체계, 조종자 행위로 구분하여, 복수 요인이 결합해 사고를 유발함을 지적했다. Yang(2003)은 퍼지구조모델(Fuzzy Structural Modeling)을 적용 해 원인 간 상호관계를 정량적으로 구조화하였으며, 견시불충분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확인했다. Keum et al.(2003) 또한 시스템다이내믹스(System Dynamics)를 통해 인적요인의 시간적 상호작용을 분석하면서, “부적절한 견시 → 등화 미표시 → 보고·인계 미흡”이 연속적으로 사고를 유발하는 대표적 경로임을 밝혔다. 공통적으로 인적요인 (견시, 의사소통, 판단) 이 사고의 핵심 요인임을 강조했지만, 원인 간의 연결정도나 영향강도를 실증적으로 평가하지는 못했다.
실제 사고데이터를 이용해 인적요인과 환경요인의 상호작용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도 있다. Cho et al.(2017)은 20년간(1996–2015) 해양사고를 종합 분석해, 운항과실이 전체의 75.4%로 가장 높다고 했다. 주요 세부요인은 법규 미준수, 침로 유지불량, 경계소홀, 기상지식 부족, 출항준비 미흡, 당직 인계 부적절 등으로 나타나, 인적 과실을 최소화하면 사고 예방 효과가 크다고 결론지었다. Kim(2017)은 어선 충돌사고를 대상으로 경계소홀의 간접원인을 인적요인(23%), 기계요인(8%), 물질·환경요인(33%), 관리요인(26%)으로 세분화하였다. 이 연구는 각 요인군이 동시에 작용하며, 하위원인 간 연쇄적 연결성이 존재함을 강조했다. Youn and Shin (2017)은 해양안전심판원 재결서를 분석해 ‘경계소홀’이 항해 중 비항해업무 수행과 상대선박의 늦은 발견에 의해 발생함을 밝혔고, 이는 조타·통신·감시 기능이 분리되지 않은 운항 현실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Park et al.(2013)은 비어선–어선 간 충돌사고를 분석하여, 경계소홀의 근본원인이 어선원의 피로와 비어선원의 부주의이며, 피항동작 부적절의 근본원인은 의사소통 부재임을 제시했다. 조기 피항동작을 위한 교육 및 의사소통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Kim et al.(2020)은 Fish-bone 분석기법을 활용해 고속여객선 사고의 원인을 과도한 속력과 경계의무 미준수로 도출하였고, 유사 사고의 반복을 방지하기 위한 운항속력 관리와 BRM 강화를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이들 연구는 선종별 요인 특성을 구체화했지만, 서로 다른 요인들이 동시에 작용하거나 순차적으로 전이되는 경로에 대한 분석은 부족하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충돌사고 원인을 단독으로 보지 않고, 원인 간 상호작용 구조로 접근한다. 사고별 원인을 조사하여 동시출현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또한 조건부확률 분석을 통해 요인 간 방향성과 영향관계를 규명하여, 각 원인 간의 실제 연결경로 및 위험 전이구조를 실증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 접근은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며, 복합요인 간 관계를 수치화·시각화하여 어떤 요인 간 연결을 차단해야 사고 확률을 가장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3. 방법론
3.1 동시출현 네트워크
본 연구에서는 해양사고 원인 간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동시출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접근은 개별 원인의 독립적 영향뿐 아니라, 다수 원인이 하나의 사고에서 어떻게 함께 출현하며 사고를 유발하는지를 정량적으로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동시출현 네트워크는 각 사고에서 함께 등장한 원인쌍을 연결로 정의한 비방향성·가중 네트워크로 구성했다. 즉, 사고 사례 집합 과 원인요인 집합 이 주어졌을 때, 원인 ci,cj가 동일 사고 sk 에 포함되어 있으면 두 노드 간의 연결이 형성된다.
3.2 사회연결망 분석
본 연구에서는 동시출현 네트워크 구조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연결가중 중심성(Weighted Degree Centrality)과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을 측정했다.
연결가중 중심성은 특정 원인이 다른 원인과 함께 관측된 누적 빈도를 의미하며, 네트워크에서 노드 i 의 중심성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여기서wij는 원인 i와 j가 동일 사고에서 동시에 존재한 횟수를 나타낸다. 중심성 값이 높다는 것은 원인 i가 다양한 원인과 반복적으로 함께 나타난다는 의미이며, 사고 과정에서 결합지점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매개 중심성은 특정 원인이 다른 두 원인 간 최단 경로 중간에 얼마나 자주 위치하는지를 나타낸다. 이는 노드가 네트워크 내에서 원인과 원인사이를 매개하는 정도를 의미하며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여기서 σst는 노드 s와 t 사이 최단경로의 수, σst (i)는 그 경로 중 노드 i를 포함하는 경우의 수이다. CB (i) 값이 높게 나타난 요인은 서로 다른 요인들을 잇는 경로 상에서 연결 매개자 역할을 수행하였음을 의미하며, 원인 간 관계 흐름을 지나는 과정에서 구조적 중요도를 가진다. 이를 기반으로 볼 때 매개 중심성이 높은 원인은 사고 발생 경로를 단절 시킬 수 있는 개입 지점으로 고려할 수 있다.
3.3 조건부확률
특정 원인이 나타날 때 다른 원인이 함께 등장하는 경향을 확인하기 위해 조건부확률을 산출했다. 각 사고는 하나의 관측 단위이며, 한 사고에서 함께 기록된 원인은 동시출 현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우선, 전체 사고 가운데 원인 A가 관찰된 비율을 P(A)로 두고, 원인 A와 B가 동시에 관찰된 비율을 P (A∩B )로 계산했다. 이때 원인 A가 관찰된 사고 중, B가 함께 나타난 비율을 조건부확률 P (B |A )로 정의하였다. 이는 사고에서 A 원인이 나타되면 B원인이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인지 표현한다. 조건부확률이 높게 산출된 원인쌍은 둘이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며, 이는 사고 발생 시 함께 작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조건부확률이 낮은 경우, 한 원인의 존재가 다른 원인의 등장과 거의 무관하거나 두 요인이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더불어 원인 A가 나타날 때 B가 평소보다 더 자주 등장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P (B |A )와 P (B )의 차이를 비교했다. 이를 통해 단순 동시 출현이 아니라 어떤 원인이 나타나면 또 다른 원인의 등장 가능성이 증가하는지를 상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4. 분석결과
4.1 해양사고 기초분석
충돌사고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서 정한 주요사고 중 하나이며, 2024년 통계에 따르면 주요사고 총 706건 중, 충돌은 242건(34.3%)으로 가장 많았다. 본 연구는 주요사고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충돌사고를 대상으로 정했다. 또한 해양사고 원인 분석을 위해 해양사고 원인을 밝히도록 정하고 있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서 심판된 사고 데이터를 활용했다(Act on the Investigation and Adjudication of Marine Accidents, 2023).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서 재결된 충돌사고 67건을 분석했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해양사고 원인을 운항과실, 취급불량 및 결함, 기타로 분류하고 있으며, 운항과실을 중심으로 사고 원인을 Table 1과 같이 분류했다. 운항과실은 재결서에서 기술한 원인을 중심으로 감시, 조종, 개인, 협력동작, 기타요인으로 구분하고 2~3가지 항목으로 세분화 했다. Fig. 1은 원인 빈도를 분석한 결과이다.
피항동작 미이행(D1), 경계소홀 (A1), 피항협력 미이행(D2) 이 각각 51건(76.1%), 45건(67.1%), 43건(64.1%)으로 많았다. 해당 원인은 각각 CORLEGs Rule 5, Rule 16 및 17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가장 기초적인 규칙 미이행으로 인한 사고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재결서 분석에서 식별된 원인은 총 201건으로 사고 1건당 평균 3건의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해양사고는 단일원인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이 연결되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4.2 네트워크 분석 결과
해양사고의 발생원인 양상을 확인하기 위해 하나의 사고 안에서 함께 확인된 원인을 동시출현 관계로 정의했다.
Fig. 2는 해양사고 한 건 발생 시 동시에 나타났던 원인을 연결한 네트워크다. 네트워크의 각 노드는 개별 사고에서 식별된 원인이며, 노드 사이를 연결하는 엣지는 동시에 나타난 원인 관계를 의미한다. 즉 원인들이 한 해양사고에서 발생했다면, 엣지로 연결된다. 엣지 두께는 동시 출현 빈도를 나타낸다.
빈도가 많았던 원인으로 분석된 피항동작 미이행(D1), 경계소홀 (A1), 피항협력 미이행(D2)이 네트워크에서도 엣지가 상대적으로 두껍게 나타났으며, 해당 원인이 해양사고에서 반복적으로 함께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피항동작과 피항협력은 사고 보완적인 항법 규정으로 충돌위험이 존재 할 때 피항선과 유지선이 각각 의무를 수행해야 사고를 회피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동시출현 출현빈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네트워크에서 각 원인이 다른 원인과 얼마나 연계되어 있는지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가중 연결 중심성을 산출했다. Fig. 3은 가중 연결 중심성 결과를 나타내는 그래프다. 피항동작 미이행(D1)이 9.1로 가장 많은 연결이 있었으며, 경계 소홀(A1), 피항협력 미이행(D2)이 높게 나타났다. 중심성이 높다는 의미는 해당 원인들이 해양사고 발생 시 다른 원인과 함께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네트워크에서 특정 원인이 다른 원인 사이에서 경유 지점 역할을 하는지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매개 중심성을 산출했다. Fig. 4는 매개 중심성 결과를 나타내는 그래프다. 판단오류(A2)가 0.17로 가장 높았으며, 경계소홀(A1), 부적절한 조선(B1) 순으로 나타났다. 매개중심성이 높은 원인은 직접적인 출현빈도가 크지 않더라도, 여러 원인 사이 경로에 위치하여 사고 전개과정에서 연쇄적인 발생을 억제하는 지점이 될 수 있다. 즉 판단오류 원인을 억제한다면, 2, 3차 원인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할 수 있고 최종 해양사고 예방에 효율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4.3 조건부확률 분석 결과
특정 원인이 나타날 때 다른 원인이 함께 등장하는 경향을 확인하기 위해 조건부확률을 산출했다. Fig. 5는 조건부확률을 나타낸 매트릭스이다.
y축의 원인이 발생했을 때, x축의 원인이 함께 나타날 확률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졸음(C1)이 나타났을 때, 피항동작 미이행(D1)이 나타난 확률은 0.9로 다른 원인 피항협력미이행(D2), 항법위반(A3), 경계소홀(A1) 보다는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항동작 및 협력 동작미이행(D1&D2)_은 앞선 분석에서 많은 원인과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확률로 분석되었다.
단독 발생 확률과 특정 원인과 함께 나타나는 조건부 확률을 비교했다. 두 확률을 비교하여, 특정 원인이 존재할 때 다른 원인이 평소보다 더 많이 나타나는 패턴을 확인하고자 했다. Fig. 6은 특정 원인이 존재할 때 더 많이 발생하는 원인의 네트워크를 나타낸다.
그 결과, 음주(E1)가 포함된 사고에서 부적절한 조선(B1)이 나타나는 비율이 다른 상황보다는 높았다. 또한 음주(E1) 원인이 있을 때 판단오류 (A2)도 높았는데, 이는 음주에 따른 판단오류로 부적절한 조선까지 이어지는 연쇄적인 원인으로 판단된다. 절차 미준수(E2)가 확인된 사례에서도 부적 절한 조선(B1)과 판단오류(A2)가 높았다. 이는 절차 미준수에 따른 판단오류로 부적절한 조선까지 연쇄적인 원인으로 판단된다. 다만, 음주(E1), 절차 미준수(E2)는 빈도가 각 1건 있었던 원인으로 데이터 부족으로 인한 해석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
5. 고 찰
본 연구는 해양사고의 원인 간 결합된 구조를 분석했다. 해양사고는 다수 원인이 중첩되면서 발생하지만, 재결서에 정리된 원인 간 결합을 자료 기반으로 분석한 사례는 많지 않다. 따라서 각 해양사고에서 함께 나타난 원인으로 공동 출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심성·조건부확률을 분석하여 사고 발생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원인을 파악하고자 했다.
분석 결과, 해양사고 원인 중 경계소홀과 피항 동작 및 협력동작 미준수가 가장 빈도가 높았다. 또한 특정 원인은 다른 원인과 함께 나타나며 네트워크 중심에 위치했다. 이는 하나의 원인이 독립적으로 작용하지않고 여러 원인과 함께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사고로 이어짐을 의미한다.
조건부확률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확인되었으며, 특정 원인이 발생할 때 다른 원인이 등장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패턴이 나타났다.
이 결과는 사고를 다양한 원인 간 결합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중심성이 높은 원인을 핵심 관리대상으로 삼는다면, 해당 원인에 연결 가능성이 높은 주변 원인에서도 동시 예방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스위스 치즈 모델 관점에서도 단층 방어 실패가 아닌 다층 방어의 정렬이 사고로 이어진다는 설명과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다 (Fukuoka and Furusho, 2016). 다만 공동출현 기반 분석만으로는 원인 간 인과 방향을 밝히기 어려웠다.
인과 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사고 발생 단계, 의사결정 시점, 선박 간 위치 정보를 포함한 시간 흐름 자료가 필요하다. 이를 활용하면 사고 발생 경로 및 전파 확률 추정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며, 가장 기본이 되는 원인을 식별하여, 충돌사고 예방 우선 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재결서 자료를 활용했기 때문에 조사관마다 기록 범위가 다를 수 있고 원인이 발생한 시간 정보까지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한계다. 또한 자료는 인적 원인 비중이 높다. 이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재결 특성상 관련자 과실 비율을 설정해야하기 때문에 인적 원인을 세밀하게 조사했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재결서의 정성적 원인을 데이터화하여 원인 간 구조적 관계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사고 예방 전략을 단일 원인 제거가 아닌 상호 연결 구조를 끊는 방향으로 설계할 필요를 보여줄 수 있었다.
6. 결 론
본 연구는 우리나라 주요해양사고 중 가장 빈번하게 발생 하는 충돌사고를 대상으로 사고 발생 원인의 관계를 분석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최근 5년간 충돌사고 재결서에서 도출된 원인 자료를 활용하여 공동출현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주요 원인을 식별했다. 또한 조건부확률을 활용하여, 함께 등장하는 주요 원인을 도출했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
(1) 충돌사고 재결서 67건에서 식별된 원인은 총 201건이 였으며, 사고 1건 당 평균 3건 정도의 원인이 존재했다. 이중 피항동작 미이행(51건), 경계소홀(45건), 피항협력 미이행(43건)이 가장 많았다. 해당원인은 ‘해상교통안전법’ 제70조(경계), 제81조(피항선의 동작), 제82조(유지선의 동작)에 관련된 사항으로 기초적인 규칙 미이행이 주요 사고 원인임을 확인 했다.
-
(2) 공동출현 네트워크 분석 결과, 피항동작 미이행, 경계 소홀, 피항협력 미이행이 빈도가 가장 많으며, 네트워크 중심에서 가장 많은 연결이 있었다. 주요 원인으로 다른 원인과 함께 많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한편 매개중심성은 판단 오류, 경계소홀 및 부적절한 조선이 높았으며 이는 원인과 원인 사이를 존재하는 원인들로 차단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은 원인으로 식별되었다.
-
(3) 원인의 단독발생확률과 조건부 확률을 비교한 결과, 음주원인이 있을 때에는 부적절한 조선과 판단오류가 높은 사례 등 연쇄적인 원인 구조도 도출했다. 이는 사고원인 연쇄로 알려진 도미노 이론이나 스위스 치즈 이론을 뒷받침하는 실증 사례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의 한계는 조사관이 작성한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재결서를 사용했기 때문에 원인에 주관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원인 발생의 시간적 순서는 없기 때문에 인과관계 분석에는 제한이 있었다. 그러나 정성적 원인 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는데 학술적인 의의가 있다. 연구 결과로 도출된 주요 원인간 연결은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