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선박 운항 중 발생하는 횡요(rolling)는 선원의 동적 균형 제어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이는 선내 작업자의 낙 상 위험을 증대시키는 주요 해양 안전 위해 요소로 간주된 다(Choi et al, 2022b). 실제 해상 환경에서 선원은 횡요뿐만 아니라 종요(pitching), 선수요(yawing) 등 복합적인 동요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이러한 외부 교란은 안정적인 보행 을 유지하는 신경근 시스템에 상당한 부하를 가한다(Martin et al., 2016). 반복적인 균형 상실은 단순한 작업 효율 저하 를 넘어 중상해나 선외 추락과 같은 치명적인 해양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McKee, 2004), 특히 악천후 속 장기 운항 시에는 피로 누적이 더해져 재해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 진다(Doine et al., 2015).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 역시 선박 설계 및 안전 지침에서 작업자 의 보행 안정성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명시하고 있어(IMO, 2008), 해양 안전관리 및 선원 복지 증진을 위해 근거 기반의 안전 대책 수립이 절실하다.
해상에서 발생하는 작업 재해 중 미끄러짐, 넘어짐, 추락 (Slips, Trips, and Falls, STF)은 부상의 가장 지배적인 원인으 로, 막대한 인적·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The American Club, 2019;UK P&I Club, 2011). 이러한 STF 사고의 원인으로는 작 업자의 부주의나 갑판의 오염 등 다양한 요인이 지적되지 만, 가장 본질적이고 피할 수 없는 환경적 요인은 선박의 동 요이다(Isle of Man Ship Registry, 2022). 그러나 다수의 사고 보고서는 사고 원인을 ‘선박의 동요’로 포괄적으로 기술하 는 데 그쳐, 특정 운동이 인체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구체적 인 메커니즘을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따라서 사 후 대응적 사고 분석을 넘어 사전 예방적 안전 공학으로 나 아가기 위해서는, 횡요와 같은 특정 운동이 보행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선박의 동요’라는 모 호한 위험 요인을 정밀하고 실행 가능한 공학적 매개변수로 전환하는 연구가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특정 횡 요가 보행에 미치는 정량적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선박의 동요’라는 모호한 인과 요인을 정밀하고 실행 가능한 공학 적 매개변수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간의 균형 유지는 시각, 전정, 체성 감각 정보의 복잡한 통합을 통해 신체 질량 중심(Center of Mass, COM)을 제어하 는 과정이며, 선박과 같이 지지면이 불안정한 환경에서는 제어 시스템의 부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러한 환 경에서의 보행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선행 연구들은 주 로 COM 변위, 안정성 여유(Margin of Stability, MOS)와 같은 전신 수준(whole-body level)의 생체역학적 지표를 활용해왔다 (Choi et al., 2022a;Choi et al., 2022b;Guo et al., 2025a). 예를 들어, Choi et al.(2022a)은 모의 횡요 각도가 증가할수록 COM 변위와 MOS 변동성이 유의하게 증가하여 보행 안정성이 저 하됨을 입증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전신 수준의 지표는 안 정성 상실의 결과를 보여줄 뿐, 그 원인이 되는 하지 관절의 운동학적 제어 전략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Crossland et al., 2008). 실제 낙상은 하지 관절의 제어 실패에서 직접 적으로 기인하며, 외부 교란(perturbation)에 대한 균형 반응 역시 관절의 협응적인 움직임을 통해 이루어진다(Kang and Dingwell, 2008;Dingwell and Cusumano, 2000). 그럼에도 불구 하고, 동적인 횡요 강도 변화에 따른 하지 관절의 운동학적 패턴 및 변동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선박의 횡요 강도 변화가 보행 시 하지 관절 각도와 그 선형 변동성(linear variability)에 미치는 영향 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다양한 횡요 조건에서 고관절, 슬관절, 족관절의 최대 각도 (peak angle)와 그 표준편차를 측정·분석함으로써, 외부 교란 에 대한 위험 수준별 균형 제어 메커니즘과 보상 전략을 규명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선박 내 낙상 사고의 생체역학적 기전을 이해하고,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한 안전 작업 지침 및 훈련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 공하여 선박 환경에 최적화된 안전 모델 구축에 기여할 것 이다.
2. 연구 방법
2.1 연구 대상자
본 연구에는 남성 20명과 여성 10명, 총 30명의 건강한 성 인이 참여하였다(Table 1). 연구 대상자는 연령이 19세에서 55세 사이인 경우로, 하지의 주요 손상 또는 수술 경험이 없 고, 운동 수행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심혈관계 질환이 없고, 메니에르병(Meniere’s disease)이나 현훈(vertigo) 등 전정 기관 장애로 인한 어지럼증 병력이 없으며, 불안정한 이동 환경에서 보행에 어려움이 없는 대상자를 조건으로 모집하 였다. 본 연구는 네브래스카 의과대학(University of Nebraska Medical Center, UNMC)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141-21-EP)의 연구 윤리 승인을 받았으며, 모든 피험자는 연구 참여 동의 서에 서명하였다.
2.2 실험 방법
본 연구에서는 피험자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 해 10대의 카메라로 구성된 3차원 동작분석 시스템(Vicon Motion System Ltd., Oxford, UK)을 사용하여 피험자의 움직임 을 100 Hz로 기록하였다. 측정을 위해 Vicon Plug-in Gait 전신 모델 프로토콜(Vicon, 2025)에 따라 총 37개의 반사 마커를 부착하였다(머리 4개, 몸통 5개, 상지 12개, 골반 4개, 하지 12개). 반사 마커를 포함한 실험 장비의 부착 위치는 Fig. 1 과 같다.
선박의 횡요에 따른 보행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최 대 20°의 횡요를 구현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 재활 환경 시 스템(computer-assisted rehabilitation environment, CAREN; Motek, Amsterdam, Netherlands)을 사용하였다. CAREN 시스템은 6-자 유도(6-DOF, degrees of freedom) 운동 플랫폼 위에 분할 벨트 트레드밀(split-belt treadmill)이 통합된 형태로, 가상현실 환경 과 연동하여 정밀하고 반복 가능한 동적 교란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어, 균형 및 운동 제어 연구에 널리 활용되는 검증 된 첨단 장비이다(Isaacson et al., 2013;van der Eerden et al., 1999). 특히, 특정 운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리하여 분 석하기 위해 통제된 교란을 가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Barton et al., 2006). 본 연구에서는 선박의 횡요 운동을 정밀 하게 재현하기 위해 CAREN 시스템을 이용하여 특정 각도 (0°, 10°, 20°)와 주기를 갖는 정현파(sinusoidal) 형태의 순수한 횡요 운동을 생성함으로써, 통제된 실험 환경에서 보행 안 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피험자는 CAREN 시스템의 분할 벨트 트레드밀을 이용하여 자율적으 로 선택한 보행 속도로 2분간 보행하도록 하였다. 보행 속도 는 실험 시작 시 피험자가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는 속도로 설정한 후, 모든 조건에서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보행 조건 은 총 세 가지로, 횡요가 없는 조건(0°)과 10°, 20°의 횡요 조 건으로 구성하였다. 모든 피험자는 낙상 방지를 위해 안전 하네스를 착용하였으며, 학습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세 가지 조건의 보행 실험은 무작위 순서로 시행되었다. CAREN 시스템을 이용한 선박의 횡요 운동을 시뮬레이션한 환경에서의 보행 실험은 Fig. 2와 같다.
2.3 근골격 시뮬레이션을 통한 하지 관절의 각도 계산
OpenSim(Delp et al., 2007)을 활용한 근골격 시뮬레이션을 통해 관절의 각도를 계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Rajagopal et al.(2016)의 전신 근골격계 모델을 기반으로 사용하였으 며, 이 모델은 전체 신체를 포함해 37개의 자유도를 지닌다 (Fig.3). 추가적으로 슬관절의 관상면 움직임(knee abduction) 을 계산하기 위하여 자유도를 추가하였다. 각 피험자에 맞 는 근골격 모델을 생성하기 위해 모델을 스케일링(scaling) 하였다. 생성된 피험자별 근골격 모델을 사용하여 OpenSim 의 inverse kinematics(IK) 분석을 수행하였다. 스케일링과 IK 는 실제 피험자에 부착된 마커와 근골격 모델의 가상 마커 와의 거리를 최소화하는 최적화 기법을 사용하였고, 계산식 은 식(1)과 같다.
각 피험자별로 연속된 100개의 보행 주기(stride) 동안 주 요 하지 관절의 각도를 추출하였다. 보행 주기는 같은 발의 뒤꿈치 접지 시점(heel strike)에서 다음 동일 발의 뒤꿈치 접 지 시점까지를 하나의 보행 주기로 설정하였다. 그 후 100개 의 보행 주기에서 얻은 peak angle을 평균하여 산출하였다.
2.4 통계 분석
각 횡요 조건별로 하지 peak angle의 평균 및 표준편차 (mean(SD))를 산출하였다. 또한 횡요각이 각 생체역학적 종 속변수(최대 관절 각도 및 표준편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하기 위해 일원 반복측정 분산분석(one-way repeated measures ANOVA)을 사용하였다. 효과크기는 부분에타계수(partial eta squared)로 계산하였다. 분산분석을 실시하기 전, Mauchly 검 정을 통해 구형성(sphericity) 가정을 확인하였고, 구형성 가정 위배 시 Greenhouse-Geisser(GG) 보정을 적용하여 p 값을 계산 하였다. 사후검정은 Bonferroni 보정을 수행하여 95% 신뢰구 간(CI), 표준오차(SE), t, p 값을 보고하였고, 효과크기는 Cohen’s d 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통계 분석은 MATLAB R2024a를 사용하였고, 모든 검정의 통계적 유의수준은 α = 0.05로 설정하였다.
3. 결과 및 논의
3.1 횡요각 변화에 따른 하지 관절의 peak angle
횡요각 변화에 따른 하지 관절의 peak angle은 Table 2와 같다. 족관절의 경우, 족저굴곡(ankle plantarflexion) peak angle 은 횡요각이 0°, 10°, 20°일 때, 각각 17.55°, 15.57°, 13.10°로 나타났다(Table 2). 일원 반복측정 분산분석 결과 조건 간 유 의미한 차이를 보였다(p < 0.001, ηp2 = 0.67). 롤링 각도가 증 가함에 따라 족관절 족저굴곡의 peak angle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족관절 내번(ankle inversion)은 횡요각이 0°, 10°, 20°일 때, 각각 10.08°, 9.03°, 6.50°으로 나타났고, 조건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p < 0.001, ηp2 = 0.39). 족관절 내번 peak angle 역시 횡요 각도의 증가에 따라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슬관절 굴곡(knee flexion) peak angle은 횡요각이 0°, 10°, 20°조건에서 각각 70.94°, 72.33°, 73.62°로 관찰되었으며, 조건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 < 0.001, ηp2 = 0.72). 즉, 횡요 각도가 증가할수록 슬관절 굴곡 peak angle은 점진 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슬관절 외전(knee abduction) peak angle은 횡요각이 0°, 10°, 20°인 조건에서 각각 8.76°, 8.84°, 8.89°로, 조건 간 통계적인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p = 0.801, ηp2 = 0.01).
고관절의 굴곡(hip flexion) peak angle은 횡요각이 0°, 10°, 20°인 조건에서 각각 27.16°, 29.83°, 32.53°로 나타났으며, 조 건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p < 0.001, ηp2 = 0.72). 횡요각 이 증가함에 따라 고관절 굴곡 peak angle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관절 외전(hip abduction) peak angle은 횡요각이 0°, 10°, 20° 조건에서 각각 13.76°, 13.65°, 12.42°로 나타났고, 조 건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p < 0.001, ηp2 = 0.49). 고관 절 외전 peak angle은 횡요각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3.2 하지 관절 peak angle의 사후검정 결과
일원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통하여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관절들에 대하여 사후검정을 실행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족관절의 경우 족저굴곡(plantarflexion angle) peak angle은 모든 비교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0°조건과 10°조 건 비교에서 0°조건의 족관절 굴곡각이 유의하게 컸고(p < 0.001, d = 0.92), 0°와 20°조건 비교에서도 0°조건이 20°조건보 다 유의하게 큰 값을 보였다(p < 0.001, d = 1.64). 또한 10°조건 과 20°조건 비교에서도 10°조건의 족관절 굴곡각이 20°조건 보다 유의하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p < 0.001, d = 1.33). 즉, 횡요각이 증가할수록 족관절 굴곡각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족관절 내번(ankle inversion) peak angle 의 경우, 0°조건과 20°조건, 10°조건과 20°조건 간의 비교에서 유의한 차이가 확 인되었다. 0°조건에서의 내번각이 20°조건보다 유의하게 컸 으며(p < 0.001, d = 0.86), 10°조건이 20°조건보다 유의하게 컸 다(p < 0.001, d = 0.86). 즉, 횡요각이 증가함에 따라 족관절 내 번각 역시 유의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슬관절 굴곡각(knee flexion angle)에서는 0°조건보다 10°조 건 및 20°조건에서 각각 유의하게 큰 값을 나타냈다. 구체적 으로, 0°조건과 10°조건 비교에서 10°조건이 0°조건보다 유의 하게 큰 값(p < 0.001, d = 0.90)을 보였고, 0°조건과 20°조건 비 교에서도 20°조건이 0°조건보다 유의하게 큰 값(p < 0.001, d = 1.45)을 나타냈다. 또한 10°조건과 20°조건 비교에서 20°조건 이 10°조건보다 유의하게 큰 값(p < 0.001, d = 1.14)을 보였다.
고관절 굴곡(hip flexion angle) peak angle에서도 0°조건보다 10°조건(p < 0.001, d = 1.21) 및 20°조건에서(p < 0.001, d = 1.74) 유의하게 큰 값을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0°조건과 10°조건 비교에서 10°조건이 0°조건 보다 유의하게 큰 값을 보였다(p < 0.001, d = 1.21). 마찬가지로 0°조건과 20°조건 비교에서 20° 조건이 0°조건 보다 유의하게 큰 값을 보였다(p < 0.001, d = 1.74). 10°조건과 20°조건 비교에서도 20°조건이 10°조건보다 유의하게 컸다(p < 0.001, d = 1.54).
고관절 외전(hip abduction) peak angle은 0°조건보다 20°조 건에서 유의하게 큰 값을 보였으며(p < 0.001, d = 0.94), 10°조 건보다 20°조건에서 유의하게 큰 값을 나타냈다(p < 0.001, d = 1.37).
3.3 횡요각 변화에 따른 하지 관절 peak angle의 변동성 (variability)
횡요각 변화에 따른 하지 관절 peak angle의 변동성은 Table 4와 같다. 족저굴곡(ankle plantarflexion) peak angle의 변 동성은 횡요각이 0°, 10°, 20°일 때, 각각 2.20°, 5.01°, 7.63°으 로 나타났다(Table 4). 일원 반복측정 분산분석 결과 조건 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p < 0.001, ηp2 = 0.83). 횡요각이 증가 함에 따라 족저굴곡의 peak angle은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 였다. 족관절 내번(ankle inversion)은 횡요각이 0°, 10°, 20°일 때, 각각 1.75°, 2.96°, 5.35°으로 나타났고, 조건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p < 0.001, ηp2 = 0.58). 족관절 내번 peak angle의 변동성 또한 횡요 각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는 추 세를 보였다.
슬관절 굴곡(knee flexion) peak angle의 변동성은 횡요각이 0°, 10°, 20°조건에서 각각 1.22°, 4.29°, 7.01°로 관찰되었으며, 조건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 < 0.001, ηp2 = 0.92). 횡요 각이 증가할수록 슬관절 굴곡 peak angle의 변동 성 또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슬관절 외전 (knee abduction) peak angle의 변동성은 횡요각이 0°, 10°, 20° 인 조건에서 각각 1.01°, 1.87°, 2.49°로, 조건 간 통계적인 유 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p < 0.001, ηp2 = 0.63).
고관절의 굴곡(hip flexion) peak angle의 변동성은 횡요각이 0°, 10°, 20°인 조건에서 각각 1.06°, 3.57°, 5.81로 나타났으며, 조건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p < 0.001, ηp2 = 0.84). 횡요 각이 증가함에 따라 고관절 굴곡 peak angle의 변동성 또한 증가하였다. 고관절 외전(hip abduction) peak angle의 변동성은 횡요각이 0°, 10°, 20°조건에서 각각 1.12°, 1.65°, 2.40°으로 나 타났고, 조건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p < 0.001, ηp2 = 0.45). 고관절 외전 peak angle의 변동성도 횡요각이 증가할수 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3.4 하지 관절 peak angle 변동성(variability)의 사후검정 결과
일원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통하여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관절들에 대하여 사후검정을 실행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족저굴곡(plantarflexion angle) peak angle의 변동성은 모든 비교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0°조건과 10°조건 비 교에서 10°조건의 족관절 굴곡각의 변동성이 유의하게 컸고 (p < 0.001, d = 1.56), 0°와 20°조건 비교에서도 20°조건이 0°조 건보다 유의하게 큰 값을 보였다(p < 0.001, d = 2.44). 또한 10° 조건과 20°조건 비교에서도 20°조건의 족관절 굴곡각의 변 동성이 10°조건보다 유의하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p < 0.001, d = 2.39). 즉, 횡요각이 증가할수록 족관절 굴곡각의 변동성 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족관절 내번(ankle inversion) peak angle의 경우, 모든 조건 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10°조건에서의 내번각 변동성 이 0°조건보다 유의하게 컸으며(p < 0.001, d = 1.00), 20°조건이 0°조건보다 유의하게 컸다(p < 0.001, d = 1.24). 10°조건과 20° 조건 비교에서도 20°조건의 족관절 내번각 변동성이 10°조 건보다 유의하게 큰 것으로 나타났다(p < 0.001, d = 1.02). 즉, 횡요각이 증가함에 따라 족관절 내번각의 변동성 역시 유의 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슬관절 굴곡각(knee flexion angle)에서도 모든 조건 간 유 의한 차이가 관찰되었다. 0°조건보다 10°조건 및 20°조건에 서 각각 유의하게 큰 값을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0°조건과 10°조건 비교에서 10°조건이 0°조건보다 유의하게 큰 값(p < 0.001, d = 2.96)을 보였고, 0°조건과 20°조건 비교에서도 20°조 건이 0°조건보다 유의하게 큰 값(p < 0.001, d = 3.51)을 나타냈 다. 또한 10°조건과 20°조건 비교에서 20°조건이 10°조건보다 유의하게 큰 값(p < 0.001, d = 3.10)을 보였다.
고관절 굴곡(hip flexion angle) peak angle 변동성에서도 0° 조건보다 10°조건(p < 0.001, d = 2.04) 및 20°조건에서(p < 0.001, d = 2.35) 유의하게 큰 값을 나타냈다. 10°조건과 20°조건 비 교에서도 20°조건이 10°조건보다 유의하게 컸다(p < 0.001, d = 1.94).
고관절 외전(hip abduction) peak angle 변동성 또한 0°조건보다 10°(p < 0.001, d = 0.86) 및 20°조건(p < 0.001, d = 0.95)이 유의하 게 큰 값을 보였으며, 10°조건보다 20°조건에서 유의하게 큰 값을 나타냈다(p = 0.001, d = 0.77).
3.5 논의
본 연구는 선박의 횡요각이 증가함에 따라 보행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지 관절의 운동학적 전략이 어떻게 변화하 는지를 규명하였다. 연구 결과는 두 가지 핵심적인 측면에 서 해석될 수 있다. 첫째는 외부 교란에 적응하기 위한 ‘보 상적 운동 패턴의 변화’이며, 둘째는 안정성 저하를 직접적 으로 반영하는 ‘운동 변동성의 증가’이다.
횡요각이 증가할수록 슬관절과 고관절의 최대 굴곡 각도 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p < 0.001). 이는 불안정한 환경 에 대응하여 신체 질량 중심을 낮추고 자세 안정성을 높이 려는 전형적인 생체역학적 전략이다(McAndrew et al., 2010). 더 낮은 자세는 외부 힘에 대한 반응 시간을 확보하고 충격 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 족관절의 족저 굴곡과 내번 각도는 감소했는데(p < 0.001), 이는 추진력을 감소시키는 대신 발바닥이 지면과 접촉하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 지면이 불규칙하거나 흔들리는 환경에서는 보행속도와 보폭을 감 소시켜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이 사용된다고 보고되었다(Guo et al., 2025b;Svenningsen et al., 2019;Yun et al., 2022). 즉, 추 진의 효율성을 희생하여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보행 패턴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고관절 외전 각도의 감소(p < 0.001)는 횡요 시 다리를 신체 중심선에 가깝게 유 지하여, 횡요에 의해 발생하는 과도한 측면 이동을 제어하 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불안정한 지면에서의 움직임은 하 지 근육의 활성화 패턴에도 영향을 미친다(Blair et al., 2018;Kaur et al., 2022). 특히 중둔근 및 다양한 하지 근육에서 근 육의 활성도가 증가하는 양상이 보고되었다. 이는 불안정한 지면에서 측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관절 외전 근육의 동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에서 횡요각이 증가함에 따라 고관절 외전 각도가 감소한 결과는 중둔근을 포함한 하지 근육의 활성화 증가를 통해 다리를 신체 중심선에 가깝게 위치시키려는 조절 전략 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슬관절 외전 각도는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 다. 이는 횡요 시 보행에서 보행 안정화가 주로 고관절과 족 관절을 통해 수행되었음을 시사한다. 슬관절은 관상면 가동 범위가 고관절 및 족관절보다 제한적이고 구조 및 기능적으 로 굴곡과 신전에 유리한 관절이다. 따라서 슬관절의 관상 면 움직임을 통해 보행 안정성을 제어하기 보다 관절의 부 하를 최소화 하는 전략이 선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 러 슬관절의 과도한 관상면 움직임은 손상 위험증가와 밀접 한 관계가 있으므로 슬관절의 관상면 운동을 억제하고 근위 및 원위부의 관절을 통해 보행 안정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횡요각이 증가함에 따라 모든 하지 관절에서 최대 관절각의 표준편차, 즉 운동 변동 성이 일관되게 증가했다는 점이다(p < 0.001). 보행 변동성은 신경근 제어 시스템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민감한 지표로, 변동성의 증가는 매 걸음마다 보행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하 는 능력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즉, 횡요라는 외부 교란에 대응하기 위해 인체는 매 순간 더 많은 미세 조정을 수행해 야 했으며, 이는 제어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예측 실패의 가 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절 수준의 변동성 증가는 Choi et al.(2022a)이 보고한 COM 및 MOS 변동성 증 가의 근본적인 원인 메커니즘을 설명해준다. 즉, 전신 수준 의 불안정성은 결국 하지 관절의 불규칙하고 비일관적인 제 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는 해사 안전 분야에 중요한 시사점 을 제공한다. 선내 낙상 사고의 원인을 단순히 ‘인적 오류’ 나 ‘부주의’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간과하는 것일 수 있다. 본 연구 결과는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는 횡요 환경 에서는 인간의 생체역학적 제어 시스템이 필연적으로 불안 정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안전 관리의 패러다임 은 ‘선원의 교육 강화’를 넘어 ‘인간의 제어 한계를 고려한 공학적·운항적 기준 설정’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특히, 실 내/내부 통로 이동 및 탈출(evacuation) 또는 어선, 소형 선박, 고속 경비정 등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선박에서는 중급 이상의 해상 상태(moderate to heavy seas)에서도 상당한 수준 의 횡요를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관절 변동성 이 급격히 증가하는 20°조건은 모든 선박에 적용되는 절대 적인 작업 제한 기준이 아니라, 특정 선박 및 해상 조건에서 낙상 위험이 비선형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위험 임계 영역' 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구체적으로, 횡요강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관절 변동성이 급격히 증가하므로 추가지지 장 비 사용을 의무화하거나 특정 정밀 작업 시 안전을 위한 구 체적인 안전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본 결과는 선원들에게 효과적인 균형 유지 전략(예: 의식적인 무릎 굽 힘) 및 관련 하지 관절 강화 운동을 교육하는 훈련 프로그램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3.6 한계점
본 연구는 통제된 환경에서 선박 횡요가 보행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규명하였으나, 결과의 해석과 일 반화에 있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한계점이 존재한다.
첫째, 본 연구의 참여자는 실제 선원이 아닌 건강한 젊은 성인으로 구성되었다. 선원은 장기간의 해상 근무를 통해 선 박의 움직임에 적응하는 독특한 감각운동 학습 과정을 거쳤 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장기적인 적응(long-term adaptation) 은 외부 교란을 예측하고 보상하는 신경망을 내재화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자동화된 균형 제어 전략을 발달시켰을 것 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관찰된 보상 전략이나 변동성 증 가 패턴이 숙련된 선원 집단에서는 더 작거나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즉, 본 연구의 결과는 횡요 환경에 익숙하 지 않은 사람의 '초기 적응(initial adaptation)' 반응을 보여주는 것으로, 숙련된 선원의 보행 패턴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연령이나 직무 경험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결과에 미 치는 영향을 고려한 후속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실험 환경은 통제된 실험실에서 순수한 정현파 형 태의 횡요 운동만을 재현하였다. 이는 횡요 강도와 보행 운 동학 간의 정량적 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의도적인 실험 설계였으나, 실제 해상 환경과의 차이가 존재한다. 실 제 해상 환경에서 선박은 횡요(rolling), 종요(pitching), 선수요 (yawing)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불규칙하고 예측 불가능 한 6-자유도 운동을 경험하고, 횡요 주기 역시 인체의 균형 제어 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짧은 주기의 빠 른 횡요와 긴 주기의 느린 횡요에 대한 인체의 반응은 다를 것이므로, 향후 연구에서는 횡요 주기의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엔진 소음, 진동, 시각적 자극(움 직이는 수평선 등)과 같은 다중감각 정보가 부재한 점도 실 제 선박 환경과의 차이가 있다. 이러한 단순화된 교란은 인 체의 적응 전략을 실제와 다르게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본 연구의 과제는 트레드밀을 이용한 단시간의 직 선 보행으로 제한되었다. 실제 선내 작업 환경은 장애물이 존재하고, 미끄러운 갑판 위에서 도구를 운반하거나 다른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등 훨씬 복잡한 과제를 포함한다. 이러한 이중 또는 다중과제(dual- or multi-task) 상황은 인지적 부하를 증가시켜 보행 안정성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2분이라는 짧은 실험 시간은 장시간 항해 시 발 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피로의 누적 효과를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피로는 해상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 려져 있으므로, 피로 상태에서의 보행 안정성 변화는 중요 한 후속 연구 주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통제된 조건에서 횡요 강도와 하지 관절 운동학 간의 정량적 관계를 규명한 기초 연구로서 의의를 가지며, 향후 실제 선원을 대상으로 한 현장 연구나 복합 운동 시뮬레이션 연구의 중요한 토대 를 제공한다.
4. 결 론
본 연구는 선박의 횡요 강도 변화가 보행 시 하지 관절의 운동학적 특성, 특히 최대 관절각과 그 선형 변동성에 미치 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횡요각이 증 가함에 따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상 전략으로 슬관절 과 고관절의 굴곡이 증가하고 족관절의 움직임은 감소하는 등 하지 관절의 운동 패턴이 체계적으로 변화함을 확인하였 다. 더불어, 횡요 강도에 비례하여 모든 하지 관절의 운동 변동성이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이는 보행 안정성이 저하 되고 낙상 위험이 증대됨을 의미하는 직접적인 증거이다.
본 연구의 핵심적인 기여는 선박의 동요가 보행 안정성을 저해하는 생체역학적 메커니즘을 관절 수준에서 규명함으 로써, 기존의 전신 수준 분석을 보완하고 심화시켰다는 점 에 있다. 이는 선내 낙상 사고의 원인을 ‘인적 오류’의 관점 에서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따른 예측 가능한 생체역 학적 한계’의 관점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 공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정량적 데이터는 선박의 종류 및 해상 상태를 고려한 작업 위험도 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선원의 균형 능력 향상을 위한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실제 선원을 대상으로 피로 누적, 복합적인 선박 운동 및 여 러 횡요 주기 조건을 포함한 실제 해상 환경의 요인들을 고 려하여 본 연구 결과를 확장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러 한 후속 연구는 선원의 안전과 복지를 증진하고 해사 산업 의 재해율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 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