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최근 연안양식어장은 환경변화와 과밀 양식 등에 의해서 생산성이 급격히 감소되고 있다(Kang et al., 2000). Kobayashi et al.(1997)는 이매패류의 성장과 폐사는 수온과 먹이생물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보고하였으며, Kim et al.(2013)은 가막만 양식 굴의 대량폐사 주원인이 고수온과 먹이생물 부족 환경으로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 실제로 2016년 하계 이상폭 염에 따른 고수온역의 형성으로 어패류 양식장의 집단폐사 (160억~2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하였다(http://www.knnews.co.kr /news/articleView.php?idxno=1190986).
이와 같이 수온은 해양생물의 지리적 분포나 생리적 적응 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온도변화에 수동적으로 순 응하는 변온동물은 체내 성장률, 대사율 및 에너지 평형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Fry, 1971; Newell and Branch, 1980; Almada-Villenla et al., 1982). 이매패류도 수온 변 화에 따라 여과율과 호흡률을 포함하는 대사생리와 에너지 수지가 달라진다는 보고가 있으며(Kim and Chin, 2002; Shin et al., 2009; Oh et al., 2011; Kim et al., 2013; Lee and Shin, 2015), 참굴은 수온과 같은 환경요인이 지속적으로 불안정 (30℃ 이상)하게 되면, 산소소비율과 여수율의 감소에 따라 폐사를 하게 된다(Kim et al., 2013).
한편, 이매패류의 패각운동(Shell-Valve Movements; SVMs) 은 이매패류의 대사와 활동성을 대표하는 지표로 호흡, 섭 식, 심박률 및 내인성리듬 등의 생리적요인과 포식자의 회 피 및 자극 등의 외부적 요인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Rao, 1954; Langton, 1977; Ameyaw-Ajynfu and Naylor, 1987). 최근에 는 이러한 이매패류의 패각운동을 이용하여 해양환경 변화를 파악하는 생물모니터링시스템(Bio-Monitoring System; BMS) 연 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Curtis et al., 2000; Nagai et al., 2006; Sow et al., 2011).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패류양식에서 가 장 높은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는 참굴(Crassostrea gigas)에 대하여 수온에 따른 패각운동을 측정하고 고수온에 대한 생 물모니터링시스템 구축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2.재료 및 방법
2.1.패각운동(Shell-Valve Movements; SVMs)의 측정장치
본 실험에 사용된 참굴(Crassostrea gigas)은 경상남도 거제 시 한산만에서 수하식으로 양식된 2년산 개체였으며(각장 100±30 mm, 각폭 30±10 mm, 각고 30±10 mm 그리고 습중량 100±30 g) 패각운동의 측정은 소형홀 소자(A1369EUA-24-T, Allegro MicroSystems LLC., Worcester)(Fig. 1)와 패각운동측정 장치(OCEANTECH Co., OT-SVML-001, Busan)를 이용하였다. 홀소자는 정밀기기 측정과 같은 공업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 는 센서로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전압이 변화하며, 기존의 패각운동 측정장치인 Kymograph와 Strain-gauge보다 부착에 따른 스트레스가 없어 자연상태에서 보이는 패각운동을 측 정하는데 용이하다(Nagai et al., 2006; Oh et al., 2013). 계측원 리는 이매패류 좌패각에 홀소자를 우패각에 자석을 부착시 켜 개폐 거리에 따라 변화하는 자기력 값을 전기적 출력값 으로 치환하여 패각운동을 측정하였다(Fig. 2). 본 연구에서 사용된 홀소자는 무게 2 g 내외이며, 감도는 15 mv~1,000 mv 를 가지고 측정속도는 0.5~2.0 sec였다. 홀소자와 자석은 실험 대상생물에 독성 피해가 없는 산호 접착제(Coral Gum 104.74, TUNZE Co., Penzeberg)를 사용하여 부착하였다.
2.2.수온변화에 따른 참굴의 패각운동(Shell-Valve Movements; SVMs) 측정
굴 양식장의 연중 수온변화를 고려하여 4 단계 실험구(수 온; 5, 10, 20, 30℃)로 설정하였으며, 측정에 이용한 참굴의 개체수의 통계적인 유의성을 가지기 위해 32개체에 대하여 실험을 수행하였다. 먼저 참굴의 먹이 섭이 영향을 배제하 기 위해 GF/C(1.2 μm pore size)필터로 여과한 해수에 3일 이 상 절식시켰으며(Lee and Chin, 1981; Way et al., 1990), 이 때 수온은 현장수온과 유사한 15℃ 이었다. Jeon et al.(2016)은 실 내에서 참굴을 사육할 경우 빛의 주기(주간과 야간)에 따른 뚜렷한 내인성리듬이 없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따라서 광조 건은 빛에 대한 단순 자극을 제거하고자, 외부로부터의 빛 이 차단된 실험수조(50 L)에서 수행하였다(Fig. 3). 염분 및 pH 환경은 채취한 굴 양식장의 환경(염분 32±1 psu, pH 8.1)과 유사하게 조절하였다. 실험은 5℃ 실험구부터 시작하였으며, 각각 실험구에서 2시간씩 총 8시간 동안 패각운동을 측정하 였다. 수온조절은 냉각기(DBA-075, Daeil COOLER CO., Busan) 와 수조용 석영관 히터(HA-200, Zhongshan Chuangmei Electric Co., Zhongshan)를 이용하였다.
3.결과 및 고찰
일반적으로 참굴은 생활사에 따라 배우자 형성은 수온 11-13℃ 이며, 배우자 활성은 수온의 지속 일수에 의존한다 (Kobayashi et al., 1997). 또한 참굴의 생식선 발달은 먹이생물 의 농도와 수온과 같은 계절적인 환경변동을 따르며 수온은 16℃ 이상(염분은 30 psu)이면 시작된다(Muranaka and Lannan, 1984; Ngo et al., 2002). 참굴의 산란은 22-25℃ 에 도달하는 6월 중순에 시작하고 늦은 9월까지 지속되기 때문에(Ngo et al., 2002), 참굴의 생식 및 성장은 수온에 큰 영향을 받는다. 더 욱이 수온의 증감은 패각운동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oosanoff, 1939; Thompson et al., 1980; Ortmann and Grieshabe, 2003; Anestis et al., 2007).
이매패류의 패각운동은 폐각근의 활동에 따라 발생하며, 폐각근을 구성하는 성분 중 횡문근(striated muscle)이 패각의 급속한 개폐운동을 담당하고 있으며, 평활근(smooth muscle) 은 폐각작용을 유도한다(Oh et al., 2013). 굴의 전형적인 패각 운동의 양상은 평균 5~12 mm 정도의 개각상태를 계속 유지한 후 비교적 빠르게 폐각상태로 이행된다. 개각은 폐각보다 느 린 속도로 나타나 폐각과 개각의 파형이 진주조개(Pinctada fucata martensii)(Nagai et al., 2006)와 상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Fig. 4). 이는 참굴을 활용한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의 가능성 을 제시한 Oh et al.(2013)과 Jeon et al.(2016)의 보고와 일치하 였다. 또한 패각운동의 횟수도 이매패류의 종에 따라 달라 지며 키조개(Atrina lischkeana) 패각운동의 경우, 개각상태로 지속하다가 13초정도 간격으로 2~5회까지 연속적인 패각운동 을 보인 후 다시 개각상태를 유지한다(Suzuke et al., 2011). 바 지락(Ruditapes philippinarum)의 경우 4~5 mm 정도의 개각상태 로 생활을 하지만, 때로는 2~3시간 동안 폐각상태로 유지하 고, 개각과 폐각주기는 8~12시간 정도로 나타났다(Kozuki et al., 2015). 진주조개의 경우, 60분 동안 0~2회였으며, 통상 6 회 미만으로 아주 빠른 패각운동을 한다(Nagai et al., 2006). 따라서 이매패류 종에 따라 패각운동은 다른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패각운동은 종 특이성(species specific)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이매패류의 패각운동을 활용한 BMS 구축을 위해 서는 종에 따라 달라지는 폐각근 조직의 이해가 필요할 것 으로 보인다.
한편, 수온에 따른 패각운동은 5℃ 실험구 전 구간에서 지속 적인 폐각상태를 유지하였다(Fig. 5). 대합조개(Venus mercenaria; 현학명 Mercenaria mercenaria)에서 5℃ 이하의 패각운동은 9 회/day 미만의 적은 패각운동이 관찰되었으며(Loosanoff, 1939), 재첩(Corbicula fluminea)에서도 5℃ 이하의 수온에서 지 속적인 폐각상태를 유지한다고 보고하였다(Ortmann and Grieshabe, 2003). 변온동물의 경우, 체온과 외부의 열 교환이 신속하여, 체내의 온도가 외부 온도보다 높더라도 근육운동 이 끝나면 바로 외부의 온도와 같아진다. 또한 저온에서 대 사감소에 따른 에너지효율 저하로 운동량이 줄어들며, 이매패 류의 경우도 신진대사가 낮아져 폐각상태를 유지한다 (Jĝrgensen, 1990; Clarke, 1998). 10℃ 와 20℃ 구간에서는 패각 운동의 횟수는 각각 6.31±2.18 회/hr와 22.0±10.0 회/hr로, 10℃ 실험구보다 20℃ 실험구에서 유의하게 많은 패각운동이 관 찰되었다(t-test, t=-6.9585, p<0.001; Fig. 5). 하지만 30℃ 구간에 서는 두 가지 형태의 패각운동이 관찰되었는데, 5℃ 구간과 같이 폐각상태를 유지하는 실험구와 23.9±9.35 회/hr로 20℃ 와 유사한 패각운동이 관찰된 실험구로 나뉘었다(Fig. 5). Ortmann and Grieshaber (2003)는 재첩(Corbicula fluminea)의 패 각운동을 2년 동안 모니터링 한 결과, 하계에 폐각상태를 장 시간 유지하여 물질대사율의 10 %까지 감소시켜 제한된 먹 이공급환경에서도 에너지를 최대한 보존한다고 하였다. 또 한 지중해담치(Mytilus galloprovincialis)의 수온증가에 따른 행 동, 물질대사 및 스트레스 반응을 관찰한 결과, 치사율이 증 가하는 수온구간에서의 폐각기간이 다른 실험구에 비해 길 었으며, 이는 호흡의 해당과정에서 글루코오스(glucose)가 피 루브산(pyruvic acid)으로 분해될 때 관여하는 피루브산 키네 이스(Pyruvate kinase) 효소 활성 감소와 일치하였다. 반면 대 합조개는 서식 가능한 수온 범위 내에서 수온 증가에 따라 패각운동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Loosanoff, 1939). 본 연 구의 30℃ 실험구에서 활발한 패각운동은 수온증가에 반응 한 결과로 보이며, 폐각 상태를 유지한 개체들보다 광온성 의 생리적인 특징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30℃ 실 험구에서 폐각 상태를 유지한 개체들은 30℃ 이전에 이미 수온증가에 반응하여 활발한 패각운동을 보인 후, 물질대사 를 감소시키기 위해 폐각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고수온(30℃ 에 근접하는 수온)에 따른 참굴 폐사를 사 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참굴 패각운동 BMS를 설치한다면, 빠른 패각운동(약 30.0 회/hr 이상)이 보일 때를 경계단계(alert level), 수 시간 이상 폐각상태가 지속이 되면 심각단계 (serious level)로 조기경보(early warning)를 내릴 수 있을 것이 다. 이를 통해 어업인들은 이매패류 수하연 길이를 조절하 는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하여 참굴의 폐사를 줄일 수 있을 것 이다.
지금까지 이매패류의 BMS는 Dreissena Monitor(담치류 Dreissena polymorpha의 패각운동을 활용)와 같이 담수역에서 독성물질을 감지하는 시스템이 대부분이었다(Borcherding, 1992; 2006). 해양에서의 패각운동을 활용한 BMS는 일본과 프랑스에서 많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경 우 본격적인 실용화 단계에 있다. 진주조개 양식장이 있는 일본 Ago 만(생산액은 ~USD 64 million/yr로 추정)은 1992년에 유해적조생물인 Heterocapsa circularisquama에 의해 대부분의 진주조개가 폐사하였으며, 그 뒤로도 매년 H. circularisquama 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Nagasaki et al., 2004). 이러한 피해를 저감하고자 Mie현 수산연구소를 중심으로 정기적으 로 식물플랑크톤 동정 및 chlorophyll a 센서가 포함된 실시간 자동 부상 수질측정시스템을 이용하여 감시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진주조개 패각운동을 활용한 BMS도 설치하여 H. circularisquama의 출현을 감시하고 있다(http://www.pref.mie.lg.jp /suigi/hp/78550017262.htm). 프랑스의 경우는 참굴의 패각운동 이 패독을 가지지 않는 식물플랑크톤 보다 마비성 패독 원 인종에서 활발하다는 기초연구를 바탕으로(Tran et al., 2010; Haberkorn et al., 2011), 양식장에서 마비성 패독의 원인종의 출 현 감시 BMS를 구축하기 위해 시험하고 있다. 또한 패각운동 을 활용하여 이매패류의 생물학적 리듬(biological rhythms), 생 장 및 산란 등의 생리/병리적인 수산학 측면의 연구도 수행 되고 있다(http://molluscan-eye.epoc.u-bordeaux1.fr/index.php?rubrique =contenu_sitePro&lang=en).
최근 양식어장을 운영하는 어업인들 역시 해양환경 변화 로 인한 양식어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 고 있으며, 정부에 환경보전 및 감시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연구는 고수온이 문제가 되는 해역에서 원래 서식하고 있는 생물들을 이용한 폐사방지 모니터링 시스템 을 개발하는 것으로, 기존의 물리적 화학적 센서를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보다 생물의 영향 상태를 보다 명확히 감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이러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활용이 된다면, 참굴 양식생산력 및 어업인의 소득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