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의 가속은 해양환경에도 직 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해양환경 변화를 일으키는 물리적 인 요소 중의 하나인 수온의 변화는 식물 플랑크톤과 같은 저차 생태계에서 어류 등의 고차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영향 을 줄 것이다. 해양에서 수온의 증가는 어류의 초기 생활사 및 주기, 종의 분포 지역, 수심 등에 영향을 미친다(Doney et al., 2012; Brierley and Kingsford, 2009; Perry et al., 2005). 어류 에 있어서 생활사 초기의 생존과 성장은 자원의 가입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Houde, 1987). 특히 냉수성인 명태의 경우 생활사의 초기 생존은 가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되어진다(Nakatani et al., 2003).
명태, Gadus chalcogrammus는 한국 동해안 중부지역에서 부터 중앙 켈리포니아까지 북태평양과 인접한 해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상업적으로 유용한 어종이다. 명태는 저 서성 어종으로 수심 30 m에서 500 m 깊이에 분포하고, 주야 연 직 회유를 하며, 가끔은 표층에 도달하기도 한다(Cohen et al., 1990).
한국 동해안을 회유하는 명태의 주 산란장은 원산만으로 알려져 있으나(Kim and Kang, 1998), 한국에서의 명태에 대한 연구는 충분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명태의 산란은 일본 북해도 훈카만(Funka Bay) 지역의 경우 약 100-120 m 수심에서 이루어지고(Maeda et al., 1976; Nakatani, 1988), 약 한 달에 걸쳐 수일 간격으로 분리 부성란을 낳는다 (Sakurai, 1989). 명태 수정란은 약 5°C에서 약 14일 만에 부화 하고(Blood et al., 1994), 부화자어의 생존에 적합한 최적수온 은 2-7°C로 알려져 있다(Nakatani and Maeda, 1984). 갓 부화한 자어는 대부분 표층에 분포하고, 성장함에 따라 분포 수심 을 바꾼다(National Research Concil, 1996).
우리나라 명태의 어획량 변동은 1960년대 이전은 약 2만 톤 내외였지만, 1970년대에서 1986년까지 약 30만-60만 톤이 어획되어 전성기를 보였다. 그러나 1986년 61.9만 톤을 정점 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어획량이 급감하여, 2000년대 이후 는 2만 톤 이내로 어획되고 있다(Fig. 1). 명태 어획량의 감소 의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에 의한 수온의 영향(Lee and Kim, 2010)과 노가리의 남획이 원인으로 생각되어지고 있다(Kang et al., 2013). 또한, 동해안 중북부 해역에서 명태 산란 시기 인 동계의 평균 해면수온은 100년(1906년-2014년)간 2.33 ± 0.52°C상승하였다.1) 수온 변화는 생활사 초기 과정을 표층에서 부유 생활하며 보내는 명태 부화 자어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표층 수온의 상승이 명태 부화자어의 생존 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해 부화 자어의 각 수 온별 사망률과 수온약층의 형성이 가능한 실험수조를 사용 하여 고수온에 대한 부화자어의 유영행동을 알아보았다.
2.재료 및 방법
2.1.수정란 및 자어
실험에 사용한 부화 자어는 2011년과 2012년 1월 중순에 일본 북해도 훈카만 입구에서 낚시로 어획한 친어를 북해도 대학내 10톤 규모의 순환 여과식 실내수조에서 사육하여 자 연 산란한 수정란을 부화시켜 사용하였다. 친어의 사육은 수온 5°C, 염분 농도 33으로 하였고, 냉동 오징어를 썰어서 일주일에 2~3회 공급하였다. 산란이 확인되면 수정란을 수 거하여 여과해수(0.22 μm membrane filter; 5°C, 염분농도 33)로 세척 후 인큐베이터(MIR-153; SANYO, Japan)에 수용하였다. 수정란은 7개의 사육수조 (Ziploc container, 약 591 ml)에 나누 어서 수온을 7단계(0.0, 1.5, 3.0, 5.0, 7.5, 10.0, 15.0°C)로 설정 하여 사육관리 하였다. 본 실험에서는 최적수온 2-7°C(Nakatani and Maeda, 1984)를 기준으로 0°C와 1.5°C를 저수온, 10.0-15.0 를 고수온으로 하였다. 수정란 및 자어 사육과 실험에 사 용한 해수는 여과해수를 사용하였고, 염분 농도는 33으로 일 정하게 조절하였다. 사육 기간 동안 인큐베이터 내에는 수 온 데이터 로거(Onset HOBO® UA-002-64)를 설치하여 30분마 다 수온을 기록하였으며, 광(빛)주기는 12시간 주기로 밤과 낮으로 구분하여 설정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모든 자어는 먹이를 공급하지 않았다.
2.2.각 수온에서 부화자어의 사망률
각 수온에서 부화한 자어는 부화일에 20개체씩 샤알레 (diameter 60 mm, depth 12 mm)에 넣어 0°C에서 10°C까지 6개 의 수온(0.0, 1.5, 3.0, 5.0, 7.5, 10.0°C)으로 나눠 담았다. 각 수 온별 1,000 개체(20 larvae × 5 petri dishes × 10 batches)를 사용 하였다.
매일 사망개체를 계수 및 제거하고, 여과해수로 환수하였 다. 저수온 구간인 0°C와 1.5°C에서는 실험기간 중 인큐베이 터 이상으로 데이터 해석에는 넣지 않았다. 또한, 고수온 15°C에서 사육 관리한 수정란은 대부분 난 발생과정에서 사망 또는 부화 자어의 대부분이 기형 개체였기 때문에 사망률 실험을 실시하지 않았다(Fig. 2).
2.3.부화 일수별 수온에 대한 유영 행동
명태의 초기 생활사에 미치는 수온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 해 수온약층을 형성할 수 있는 실험수조를 사용하였다(Yoo et al., 2014). 이 실험수조 시스템은 내부 수조의 직경이 10 cm, 높이가 85 cm의 아크릴 원주형이고, 외부 수조는 35 × 17.5 × 80 cm의 아크릴 사각 수조의 이중구조로 되어있다. 외부수조 는 상층과 하층을 40 cm의 높이로 두께 1 cm의 아크릴 수지 판으로 구분되어 독립된 구조로 되어있다. 이 상층과 하층 수조는 독립적으로 가온 또는 냉각시킨 물을 순환시켜 임의 의 수온 설정이 가능하다. 내부 수조에는 5개의 수온 데이터 로거(Onset HOBO® UA-002-64)를 높이 5, 35, 40, 45, 70 cm에 설치하여 10분마다 수온을 기록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자어는 5°C에서 부화시켜 부화 직후부터 4 일째까지 자어의 고수온에 대한 유영행동을 알아보았다. 대 조군 실험(Exp. 1)에서는 수온의 변화 없이 사육 수온인 5°C로 설정하였고, 수온 변화 실험(실험군, Exp. 2)에서는 상층 과 하층을 각각 15.0°C, 1.5°C로 설정하였다. 이 수온 범위는 산란장의 표층 수온이 상승하였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실 험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먼저 상층과 하층을 사육 수 온인 5°C로 설정된 실험 수조에 자어 10마리를 수조의 상층 부로부터 투입하였다. (2) Exp. 2 실험군에서는 1시간 후, 상 층과 하층의 수온을 각각 15.0°, 1.5°C로 조절 하였다. (3) 수조 내 자어의 분포위치를 5 cm 간격으로 관찰하여 매 30분마다 9시간 동안 기록하였다. 실험 종료 후, 실험 수조내 자어와 해수는 모두 제거하였고, 다음 실험을 위해 새로운 여과해수 를 채우고 5°C로 설정하였다. 실험은 전체 4반복 하였다.
모든 실험에 사용한 자어는 Macromax MVC-DU camera (GOKO, Japan)를 부착한 스테레오 현미경(Nikon SMZ1500, Nikon, Japan)을 사용하여 사진 촬영 하였으며,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Macromax GOKO Measure; GOKO Camera, Japan)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자어의 연직분포의 통계분석을 위해 실험 수조를 높이 0-5 cm (bottom), 6-35 (deep), 36-45 cm (thermocline), 46-70 cm (shallow), 71-75 cm (surface)의 5개의 층으로 구분하였다. 상층과 하층 의 수온이 안정이 된 후(약 4-9시간까지), 각 층의 자어 분포 에 대한 통계 처리는 카이제곱 검정(Chi-square test)으로 실시 하였고, 유의성이 있는 경우 Ryan's method (Ryan, 1960)를 사 용하여 다중비교를 실시하였다.
3.결과 및 고찰
3.1.수온별 사망률
부화일부터 수온별 50 % 사망일수(D50)를 Table 1과 Fig. 3 에 나타내었다. 0.0°C와 1.5°C로 설정한 수온(Set temp.)에서의 데이터 로거에 기록된 평균 수온(Actual temp.)은 각각 - 0.8°C, - 0.2°C로 나타났다. 이 수온 범위에서는 실험 기간 중 해수 에 얼음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여, 50 % 사망일수는 산정하 지 않았다.
D50은 3.1°C에서 18.7일, 9.7°C에서 10.3일로 수온이 증가함 에 따라서 짧아졌다(Table 1). 이는 고수온으로 갈수록 에너 지 대사율이 높아지는 반면, 저수온에서는 낮아지기 때문이 다(Yamashita and Bailey, 1989). 한편, 5.1°C에서 D50은 17.9일로 3.1°C(18.7일)와 유사한 수준을 보여주었다.
본 실험에서는 저수온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어, 3°C미만 수온의 생존율은 판단할 수가 없었다. 고수온에서는 D50 일수 가 짧아지기 때문에 초기의 먹이를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고, 보다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 것으로 생각된다. 본 실험 수온구간에서의 D50은, 음의 상관으로 선형 1차 회귀 직 선식은 D50=23.604-1.4005(T) (r2=0.93)로 나타났다(Fig. 3).
3.2.수온 변화에 따른 부화자어의 유영행동
실험에 사용한 자어의 성장 단계는 Fig. 4에 나타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난황의 크기가 줄어들고, 입이 서서히 열 려 부화 4일 후에는 5.2 mm가 되었다.
자어의 부화 일 수별 시간 변화에 따른 연직분포를 Fig. 5 에 나타내었다. 실험 수조내의 수온은 대조군(Exp. 1)에서는 5°C를 계속 유지하였고, 실험군(Exp. 2)에서는 1시간 이후부 터 수온이 변하기 시작하여 4시간 이후에 상층이 15°C, 하층 이 1.5°C로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또한, 약 35-45 cm의 높이에 는 수온약층이 약하게 형성되었다(Fig. 5, Exp. 2). 이것으로 산란장의 표층 수온이 상승하였을 경우를 가정하여 실험하 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실험군(Exp. 2)의 수온이 안 정되기 시작하기는 4시간부터 실험종료 9시간까지의 자어의 분포 위치를 분석한 결과를 Fig. 6에 나타내었다. 자어의 고 수온에 대한 유영 반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 하였다.
부화 후 1일 미만의 자어(< 1 day)는 일부가 중층까지 유 영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부분이 표층에 분포하였다(Figs. 5A, 5a, Figs. 6A, a, x2-test, Ryan's method, p < 0.01).
부화 1일 후의 자어는 대조군(Exp. 1)실험에서 하층까지 유영하는 자어가 있었지만, 대부분이 표층에 분포하였다 (Figs. 5B, 6B, x2-test, Ryan's method, p < 0.01). 실험군(Exp. 2)에 서는 자어 투입 후, 수온이 변함에 따라서 분포 위치를 바꾸 는 듯한 경향을 보여주었으나, 대부분이 표층에 분포하였다 (Figs. 5b, 6b, x2-test, Ryan's method, p < 0.01).
부화 2일 후의 자어는 대조군(Exp. 1)과 실험군(Exp. 2)에 서 중층까지 유영하는 자어가 많아졌다(Fig. 5C, 5c). 실험군 에서는 수온이 변함에 따라 일부 자어가 고수온을 회피하 는 경향을 보여주었으나(Fig. 5c), 상층, 중층, 하층의 분포를 비교하면 대부분 상층에 분포하였다(Fig. 6c, x2-test, Ryan's method, p < 0.01).
부화 3일 후와 4일 후의 대조군에서도 중층까지 유영하는 자어가 있었지만, 대부분 표층에 분포하였다(Figs. 5D, 5E, x2-test, Ryan's method, p < 0.01). 실험군에서는 일부 자어가 상 층과 하층에 분포하였지만, 수온이 변함에 따라 상층의 고 수온과 하층의 저수온을 피해 수온약층에 많이 분포하였다 (Figs. 5d, 5e, x2-test, Ryan's method, p < 0.01).
5°C에서 사육한 자어는 부화 3일 후부터 입이 열리기 시 작하였으며(Fig. 4d), 난황의 크기가 약 반정도로 줄어들었고, 이 시기 부터는 먹이를 찾기 시작하는 단계로 생각된다. 그 러므로 5±C에서 부화한 자어는 부화 3일 후부터 표층의 고 수온을 피해 회피할 수 있는 유영능력이 생기는 것으로 판 단된다. 또한, 고수온을 회피하기 시작하는 부화 3일 후부터 수온 약 12-13±C에서부터 수온 약층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여 주었다(Fig. 5d).
부화 4일 후에서는 약 11-12°C부터 수온 약층으로 이동하 는 것을 보여주었다(Fig. 5e). 이는 성장함에 따라 부적절한 환경으로부터 회피하여, 적절한 환경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유영능력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고수온 수괴에서의 에너지 대사율은 높아지기 때문에(Porter, 2001), 빠른 시간내에 먹이를 섭취하지 않으면 성장 및 생존에 불리해진다(Bailey and Stehr, 1986).
Funamoto(2007)는 일본 북해도 태평양 계군에서는 2월 산 란장 표층 수온이 높을수록, 서해 계군에 있어서는 낮을수 록 가입에 유리하다고 하였다. 일본 서해 계군과 인접해 있 는 한국 동해안에 있어서도 산란장 표층수온이 낮을수록 생 존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실험 결과에서는 표층 수온이 상승하면, 성장함에 따 라 고수온을 피할 수 있는 유영 능력이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산란해역에서 수온약층이 분포하는 수 심은 실험실 규모보다 더 깊은 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깊은 곳까지 부화 자어가 이동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고수 온의 표층으로부터 생존에 적합한 2-7°C범위의 수온대로 이 동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것으로 생각되어진 다. 그렇기 때문에 산란장의 표층 수온이 상승하면 부화 자 어의 생존에 불리한 환경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수온약층 역시 실험 수조를 사용한 작은 규모이기 때문 에, 실제 해역에서의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본 실험 결과는 실제 해역에서의 조사 결과와 결합 한다면, 앞으로의 자원 가입을 예측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판단된다.